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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드는 날 (도종환)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제 몸의 전부였던 것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나무는 절정에 선다 방하착제가 키워온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우리도 물이 드는 날내려 놓을 때버릴 때오히려 석양처럼 더 황홀해 지는가... 2026. 11. 7.
접기로 한다 (박영희) 접기로 한다 - 박영희 -요즘 아내가 하는 걸 보면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접기로 한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다 쓴 편지도 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두 눈 딱 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 일지라도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두 번을 접고 또 두 번을 더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지 않던가 살다보면이슬비도 장대비도 한 순간햇살에 배겨나지 못하는 우산 접듯반만 접기로 한다반에 반만 접어보기로 한다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접고서 둘러보면 모두 접혀있다.아내는 아내대로, 친구는 친구대로이것 저것 모두 접어 놓고 있었다.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낼수 있었나? 2026. 11. 7.
우화의 강 (마종기) 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 2026. 11. 7.
방문객 (정현종)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그리고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그런 의미가 있다 2026. 11. 7.
용서를 위한 기도 (정호승) 용서를 위한 기도 - 정호승 -오늘 첫눈이 내렸습니다첫눈은 언제나 인간을 용서하기 위해 내리는 것이므로무엇보다 내가 용서 받아야 할 용서를 용서받게 해주세요아무도 나를 용서하지 않을지라도 나의 잘못을 내가 알게 해주시고내가 먼저 무릎 꿇고 엎드려 용서를 청하게 해주세요그리하여 다시 첫눈이 내릴 때무엇보다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있게 해주세요내가 용서할 수 없는 용서도 용서하게 해주세요남을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은내 가슴에 총알이 날아와 박혀 있는 것과 같고인생이라는 겅을 건너 가기 위해서는반드시 용서라는 징검다리를 건너가지 않으면 안 되므로오늘 첫눈 내린 날 하얀 눈송이가 스스로 이 땅에 내리듯나 스스로 용서를 선택하게 해주세요용서를 선택함으로써 과거의 감옥에 수인처럼 갇힌 나를해방시켜 현재의 나를 치유.. 2026. 11. 7.
옹이 (류시화) 옹이 - 류시화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상처라고 부르지 말라한때는 눈부시게 꽃물을 밀어올렸으니비록 문물로 졌을지라도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면사랑하지도 않았다옹이라고 부르지 말라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한때는 이것도 여리디 여렸으니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단 한 번의 상처, 치유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옹이로 남았구나.부서지고 미워하는 지금의 마음이 그리도 단단하게 박혔으니다시는 피어나지 못할 열정이구나. 2026. 11. 7.
너의 때가 온다 (박노해) 너의 때가 온다 - 박노해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네 안에는 아름드리금강송이 들어있다너는 작은 도토리 알이지만네 안에는 우람한참나무가 들어있다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네 안에는 푸른 보리밭이숨 쉬고 있다너는 지금 작지만너는 이미 크다너는 지금 모르지만너의 때가 오고 있다나의 때가 왔었는가?지금이 나의 때인가?나의 때가 오고 있나?이미? 2026. 11. 7.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그런 이별은 숭고하다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처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내 아는 사람에게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내 주변 사람들을 한 사람씩 생각해 본다.아름다웠나? 불.. 2026. 11. 7.
농담 (이문재) 농담 -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사랑하고 있는 것이다그윽한 풍경이나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종은 더 아파야 한다아름다운 풍경,맛있는 음식 앞에서 당신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당신과 함께이고 싶습니다.그래서 더 외롭습니다. 2026. 11. 7.
눈물보다 아름다운 것 (남낙현) 눈물보다 아름다운 것 - 남낙현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좋아하지 않는다눈물이 없는 사람은 가슴이 없다바닥까지 추락해본 사람은눈물을 사랑한다바닥엔 가시가 깔려 있어도양탄자가 깔려 있는 방처럼아늘할 때가 있다이제는 더는 내려갈 수 없는나락에 떨어지면차라리 다시 일어서서오를 수가 있어 좋다실패한 사랑 때문에실패한 사업 때문에실패한 시험 때문에인생의 밑바닥에 내려갔다고주저앉지 말아라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고실망하지 마라무슨 일이든 맨 처음으로 돌아가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사람은 흘린 눈물만큼인생의 깊이를 안다눈물보다 아름다운 것은용기와 희망이다나는 바닥까지 추락해본 적이 있는가?가시 깔린 바닥에 누워본 적이 있는가?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본 적이 있는가?그래서 더 오르기가 벅차고 힘든 것인가? 2026. 11. 7.
희망가 (문병란) 희망가 -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고기는 헤엄을 치고눈보라 속에서도매화는 꽃망울을 튼다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희망을 찾고사막의 고통 속에서도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눈 덮인 ㄱ울의 밭고랑에서도보리는 뿌리를 뻗고마늘은 빙점에서도그 매운맛 향기를 지닌다절망은 희망의 어머니고통은 행복의 스승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꿈꾸는 자여어둠 속에서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인생 항로 파도는 높고폭풍우 볼아쳐 배는 흔들려도한고비 지나면 구름 뒤태양은 다시 뜨고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꼭 찾아온다나는 명검이 되고 싶지 않다. 날을 세우고 싶지 않다.그러나 행복을 희망하고 내일을 바란다.희망 속에서... 2026. 11. 7.
봄길 (정호승)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길이 끈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사람이 있다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보라사랑이 끝난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무엇이 만들어 지고 되어 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다.스스로 무엇이든 되고 마음으로 만들어 진다면언제나 우리는 봄날에 살 수 있겠지. 2026. 11. 7.
다시 (박노해) 다시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길이다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사람 속에 들어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다시사람만이 희망이다그래... 다시 사람이다.맞다, 다시 사랑이다. 2026. 11. 7.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감옥에서 쓴 시)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감옥에서 쓴 시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무엇을 해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어느 길로 가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나는 지금 어디쯤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겠다.잘 가고 있다고 그냥 믿는 것이 아니라 혹시 제자리를 돌지는 않는지 다시 북극성을 올려다 보아야겠다. 2026. 11. 7.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어떤 상황에서도 티를 내지 않게 행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단지 티를 내는 문제가 아니라, 마치 혼자인 것처럼,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마지막 날인 것처럼 내가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가가 더 생각해 보게 한다. 2026. 10. 31.
전도서3장 전도서를 읽으면 참 인간적인 모습이 보인다. 특히 삶의 정점을 경험한 사람이 그것의 허무함을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비록 정점에 올라가 보지 않았지만 전도서를 읽으면 어제 어디서나 누구나 비슷한 길을 간다는 생각이 든다. 2026. 10. 31.
그런 길은 없다 (베드로시안) 그런 길은 없다 - 베드로시안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나 이전에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나 이전에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그런 길은 없다.나의 어두운 시기가비슷한 여행을 하는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움을 줄 수 있기를.나만 왜? 라는 질문에 대한 훌륭한 대답이 되는 것 같다. 세상에 새것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과 비슷한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혹시라도 내가 가는 길이 정말 처음이라면 내 뒤에 도전하거나 따라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2026. 10. 17.
주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 (스코트 니어링/죽기 전에 남긴 유언) 주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 - 스코트 니어링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나는 자연스럽게 죽게 되기를 바란다. 나는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라며 어떤 의사도 내 곁에 없기를 바란다. 의학은 삶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하니까.그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이 가까이 왔을 무렵에 지붕이 없는 툭 트인 곳에 있고 싶다. 그리고 나는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죽음이 다가오면 음식을 끊고 할 수 있으면 마찬가지로 마시는 것도 끊기를 바란다. 나는 죽음의 과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싶다. 그러므로 어떤 진통제나 마취제도 필요없다. 나는 되도록 빠르고 조용히 가고 싶다. 회한에 젖거나 슬픔에 잠길 필요는 없으니 오히려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에 조용함과 위엄, 이.. 2026. 10. 17.
그는 (정호승) 그는 -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 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 준 사람이었다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나는 나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씻겨야 하지 않을까... 2026. 10. 17.
들어 주세요 (작자 미상) 들어 주세요 - 작자 미상 -당신에게 무언가 고백할 때,그리고 곧바로 당신이 충고를 하기 시작할 때, 그것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당신에게 무언가를 고백할 때,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를 당신이 말하기 시작할 때, 그 순간 당신은 내 감정을 무시한 것입니다.당신에게 무언가를 고백할 때,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신이 진정으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느낀다면 이상하겠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기도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겠죠.왜냐하면 하나님은 언제나 침묵하시고 어떤 충고도 하지 않으시며 일을 직접 해결해 주려고도 하지 않으시니까요.하나님은 다만 우리의 기도를 말없이 듣고 계실 뿐, 우리 스스로 해결하기를 믿으실 뿐이죠.그리니 부탁입니다. 침.. 2026. 10. 17.
결실과 장미 (에드가 게스트) 결실과 장미 - 에드가 게스트 -크건 작건간에,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는아름다운 정원을 갖고자 하는 이는허리를 굽혀서 땅을 파야만 한다.소망만으로 얻을 수 잇는 것은이 세상에서 극히 적은 까닭에우리가 원하는 가치있는 것은 무엇이건일함으로써 얻어야 한다.당신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가 하는 것은문제가 아니다.그것의 비밀이 여기 쉬고 있기에당신은 끊임없이 흙을 파야 한다.결실이나 장미를 얻기 위해선.나는 허리 굽혀 일하지 않고도 바랬던 소망이 많았다.많은 것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2026. 10. 17.
모든 것은 지나간다 (세실 프란시스 알렉산더) 모든 것은 지나간다 - 세실 프란시스 알렉산더 -모든 것은 지나간다.일출의 장엄함이 아침 내내 계속되진 않으며비가 영원히 내리지도 않는다.모든 것은 지나간다.일몰의 아름다움이 한밤중까지 이어지지도 않는다.하지만 땅과 하늘과 천둥, 바람과 불,호수와 산과 물, 이런 것들은 언제나 존재한다.만일 그것들마저 사라진다면 인간의 꿈이계속될 수 있을까. 인간의 환상이.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당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라.모든 것은 지나가 버린다.정말 빠르게 지나왔다. 막상 현실에 다가왔을 때는 정말 지나갈까? 의심되던 것들이 저 멀리 사라지고 없다.지금의 이 순간도 돌아 보는 순간 지나가고 있다. 묵묵히 열심히 성실히 한발한발 순간순간 ... 2026. 10. 17.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함게 있되 거리를 두라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서로이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줄은 서로 혼자 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오직 큰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서로 존중하고.. 2026. 10. 17.
치악산 종주 (성남-구룡사/성구종주/22.3Km) 2011년 5월 29일 친구와 치악산 종주를 했다.https://jsline2.tistory.com/entry/%EC%B9%98%EC%95%85%EC%82%B0-%EC%A2%85%EC%A3%BC 치악산 종주이번 일요일은 어디에 가 볼까? '향로봉'까지 어때? 그럼 너 치악산 종주 한 번 해 볼래?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결국 이틀 뒤 치악산 종주를 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비로봉에는 몇 번 올랐지만 종jsline2.tistory.com15년의 세월이 흐르로 이번에는 혼자서 다시 종주를 해 보기로 했다. 15년 전에는 아내가 나와 친구를 상원사주차장까지 데려다 주어 조금 편하게 출발했으니 왕복 1시간 30분이 넘는 거리를 부탁하는게 아니다 싶어 버스를 타기로 했다. 공휴일 무료인 원일로 로면주차장에 차를 주차.. 2026. 10. 12.
어떤 이름 (이기철) 어떤 이름 - 이기철 -어떤 이름을 부르면 마음속에 등불 켜진다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나지막하고 따뜻해서그만 거기 주저앉고 싶어진다애린이란 그런 것이다어떤 이름을 부르면 가슴이 저며온다흰 종이위에 노랑나비를 앉히고 맨발로 그를 찾아간다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는 없다연모란 그런 것이다풀이라 부르면 풀물이불이라 부르면 불꽃이물이라 부르면 물결이 이는 이름이 있다부르면 옷소매가 젖는 이름이 있다사랑이란 그런 것이다어떤 이름을 부르면 별이 뜨고어떤 이름을 부르면 풀밭위를 바람이 지나고은장도같은 초저녁 별이뜬다그리움이란 그런 것이다부를 이름있어 가습으로만부를 이름있어 우리들의 하루는풀잎처럼 살아 있다애린, 연모, 사랑, 그리움 그리고 너의 이름 모두 같은 단어 같다.마음으로만 불러보는 이름이지만 모든 세상과 연.. 2026. 10. 7.
모든 것 (십자가의 성 요한) 모든 것 - 십자가의 성 요한 -모든 것을 맛보고자 하는 사람은어떤 맛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어떤 지식에도 매이지 않아야 한다.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하며,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자신이 아직 맛보지 않은 어떤 것을 찾으려면자신이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가야 하고,소유하지 못한 것을 소유하려면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곳으로 가야 한다.모든 것에서 모든 것에게로 가려면모든 것을 떠나 모든 것에게로 가야 한다.모든 것을 가지려면어떤 것도 필요함이 없이 그것을 가져야 한다.도파민의 부족인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리 포기 인가? 지금 현재 할수있는 작은 것 외에는 크게 열망이 가질 않는다. 거대한 것, 큰 업.. 2026. 10. 7.
그릇1 (오세영) 그릇1 -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맹목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지금 나는 맨발이다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칼날이 된다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나도 깨어진 적이 있다. 주변에도 깨어졌던 사람이 있다.칼날처럼 다른 사람을 대했다. 깨진 사람의 칼날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깨진 그릇은 어떻게 할까? 깨진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접착제로 붙여야 할까? 버려야 할까?세월이 칼날을 무디게 만들까? 2026. 10. 6.
가을 햇볕에 (김남조) 가을 햇볕에 - 김남조 -보고 싶은 너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말은 없이그리움 영글어서가지도 휘이는 열매,참다 못해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들꽃이 되고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랗아고 있건만말은 없이 기다림만 쌓여서 낙엽이 되네아아저녁 해를 안고 누운긴 강물이나 되고지고보고 싶은 너이 마음이 저물어밤하늘 되네그리움을 그리움이라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었던 그 시절. 눈부신 햇살 또한 그리움이구나. 2026. 10. 6.
꽃자리 (구상) 꽃자리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바로 꽃자리니라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너의 앉은 그 자리가바로 꽃자리니라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우리는 저마다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너의 앉은 그 자리가바로 꽃자리니라만족하며 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시집살이 며느리도 다른 시어미보다 낫다는 자족을 하며 이정도도 감지덕지다 하며 살아라라고 이야기한다. 문득 찾아오는 자괴감과 외로움 비참함을 꽃자리로 여기며 살아.. 2026. 10. 5.
한계선 (박노해) 한계선 - 박노해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닺혀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여기서 돌아서면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너는 도망치게 되리라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닺혀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꾸역꾸역 너의 지경을 넓혀가라가슴 뭉쿨해 짐을 느낀다. 나는 내 한계선을 얼마나 긋고 또 그었나. 몇 번을 도망치고 도망쳤을까? 꾸역꾸역 황무지를 갈아 갈 필요가 있을까? 일소가 그 생각을 할까? 너는 그런 것을 따지고 선을 그었고 도망쳤다. 묵묵히 지경을 넓혀갔다면 어디에 있었을까? 2026.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