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걷기&산행&자전거

[걷기사진] 여강길 (5) 흔암리-우만슈퍼-부라우나루-강변유원지 (2)

by 걸어가다 2010. 3. 12.

 여강길 주변의 공사는 커다란 공사였다. 언론,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지만 빠르게만 진행되는 공사, 아니 역사의 현장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가 좀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공사 안내간판으로 마음이 혼란스럽다.

 남한강의 바닥에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를 심는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자연을 조종하기 위한 인간의 도전, 혹은 욕심은 많은 논쟁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보통 소수의 의견이 무시되거나 권력이나 이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이 무리하게 반영되는 현상을 주변에서 쉽게 보여진다.

 한강살리기 6공구(여주4지구) 사업에는 공도교, 소수력발전소, 어도, 통합관리센터 등이 설치된다고 한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발주한 이 공사는 2011년 12월까지 그러니까 착공일로부터 790일 만에 완공된다고 써있다. 정말 대단한 속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감도에는 이 넓은 남한강을 물로 가득 채워서 아름답게 보인다. 물이 그렇게 많이 채워 지는지도 의문이 가지만 채워 진다면 이제는 강바닥은 보기 힘들어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공익광고에서 보듯이 손녀가 할아버지와 함께 족대로 고기를 잡으며 물장구를 치고 놀수 있을까? 너무 깊지는 않을까? 부자들의 요트만이 떠나니고 우리는 제방길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면서 구경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생각났다. 강건너 건물도 숨막히게 웅장하다.

 현대에 입사하여 연수원에서 배운 현대정신중에 하나가 유엔묘지 공사를 하면서 겨울에 잔디가 없어 보리를 심어 잔디처럼 보이겠했다는 무용담이 아산 방조제 공사에서 유조선으로 물막이를 한 일과 함께 전설처럼 강조되었다. 어떤 일을 완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열정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언제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공만이 필요한 현실의 이면을 최근에야 생각하게 되었다.

 풀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갖추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위적으로 번듯하게 만드는 것은 어떻게 보면 쉽다. 그것을 회복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생각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든다.

 반듯하고 쭉 뻗은 길보다 약간은 굽고 오르내리는 길이 더 좋게 느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연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여강길을 따라 올라오면서 가능하면 강으로 붙어서 걸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욕심이고 스토커와 같은 짝사랑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은 언제나 그곳에서 묵묵히 흐른다. 때로는 모래사장을 내주어 가까이 오게도 하고 때로는 절벽과 소용돌이를 두어 멀리 돌아가게도 한다. 나는 한동안 강과 멀어져 큰길을 걷기도 하고 다시 나루터에서 강을 만나 반가워 미소짓기도 했다. 억지로 강줄기와 붙어가려고만 하다가는 내 스스로 위험에 처할수도 있었다. 공사현장은 아주 멀리까지 이어져 있었다.

 남한강 안쪽으로는 커다란 공원이 조성되고 있었다. 수생야생화 생태단지 조성공사라고 한다. 2503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커다란 공사이다. 부지가 9만평에 이른다. 아마도 아담한 야생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조금씩 확장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강변유원지도 옆에 있는데 다시 야생초화원, 수생식물원, 전시모형, 야외휴식광장, 잔디운동장, 주변식물 등이 설치된다고 한다. 어느 대학 캠퍼스가 6만평이니 9만평이니 하고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즈음의 공사는 규모가 정말 크다. 배포가 커졌다.

 드디어 도착한 강변유원지에서 처음 반겨주는 분수대. 커다란 시설물을 관리하는데는 크기만큼 많은 돈이 들어간다. 잘못하면 흉물이나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앞에 본 토목건축물들이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의 휴일 패턴이 변화되어서 그런지 일요일임에도 썰렁한 분위기의 유원지 식당가

 놀이기구 쪽에서 간간이 비명소리와 음악소리, 진행요원의 마이크소리가 들린다.

 강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조용하고 깨끗한 산책로가 나온다.

 고목들이 늘어선 캠핑장의 모습. 여주사람들이 부러워진다.

 이곳이 강변유원지임을 알리고 영월루와 부라우나루터를 가리키는 이정표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캠핑촌이 있다니 신기했다. 강과 어우러진 캠핑촌의 분위기는 너무 낭만스러웠다.

 복잡하지 않은 유원지의 모습이 나로서는 더 정겹게 느껴진다. 사람들로 가득차서 술판과 고성방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해수욕장, 유원지 등을 안타깝게 생각하기에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2인용 자전거를 타는 오누이의 모습도 정겹다.

 역시 조용한 보트장과 건너편 신륵사의 모습.

 젊은 캠핑족. 캠핑도구들이 예사롭지 않다.

 신륵사 앞의 오리배.

 황포돛배선착장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건널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황포돛배 선착장

 강변유원지 산책로에 젊은 연인이 다정하게 앉아 데이트를 즐긴다.

 유원지 끝에서 돌아가는 길. 곳곳에 휴식처가 많다.

 황포돛배 선착장과 주차장으로 건너가는 제2금은교.

 섬강체험탐방로나 여강길의 지류들에도 징검다리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55 Km의 여강길 안내도

 힘이들어 조각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는 많은 조각품들이 있는 모양이다. 신륵사관광지 조각품안내도

 황포돛배선착장 안내도. 오전11시부터 오후5시까지 매 정시(12시 제외)에 출발한단다. 약 30분 소요되며 월요일은 쉰다. 가격은 1인 5,000원이다.

 주차장도 넓다. 여주는 참 좋은 관광지가 많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