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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산행&자전거

[스크랩] 즐겁게 걷는 삶 (이희춘/상지대 학술정보원장, 치악주행 회장)

by 걸어가다 2010. 3. 26.

치악주행회장이신 이희춘 교수님이

반곡중학교의 걷기활동기 문집인 <아름다운 동행>에 주셨던 글입니다.

네이버카페 '치악주행' 회원님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이곳에 올립니다.

 

즐겁게 걷는 삶

이 희 춘(치악주행 회장/ 상지대학교 학술정보원장)

1. 사람이 걷는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두 발로 걷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깊은 사고력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두 발로 걷는다는 것은 다른 동물에 비해 인간이 더 깊은 사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더 많은 진화를 하였다는 증거입니다. 즉 걸으면서 깊은 사고를 한다는 것이 인간이 지금과 같이 최고의 진화를 한 저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물건을 쉽게 운반하기 위해서 도구를 만들었고, 그 도구를 쉽게 활용하기 위하여 바퀴를 생각했습니다. 손수레나 자동차의 바퀴도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더 무거운 물체 또는 더 많은 사람을 보다 빨리 이동시키기 위해 교통수단은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이동하기 위하여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바퀴나 날개가 없습니다. 사람 스스로 이동하는 방법은 다리뿐입니다.

 

우리에게는 날개가 없고 바퀴가 없으므로 결국 사람이 스스로 가장 빨리 이동하기 위해서는 달리기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빨리 이동할 이유가 없다면 걷기밖에 없습니다. 원시인은 먹을거리를 위해 사냥을 하게 되었고 사냥할 때는 빨리 뛸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시인은 주로 달리기를 했는데, 그들은 생존을 위해 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달리기는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목적이 아닌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서는 걷는 것으로 충분하고, 그래서 현대에서는 걷기가 최고의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입니다.


2. 어떻게 걸어야 좋은가?

 

먼저 즐거운 마음으로 걸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노동과 운동은 다릅니다. 빨리 걷기 위해 걷기를 한다면 차라리 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아주 천천히 움직여서는 운동효과를 가지지 못합니다. 하지만 너무 힘들게 걸으면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 됩니다. 자기에 맞는 속도로 걷다보면 점차 걷는 속도가 빨라지게 됩니다.


3. 걷기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나?

 

가. 신발

1)여름 : 발등 쪽에 수축이 잘되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여름철에 비가 오면 빗물이 들어오지만, 그것은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2)겨울 : 발 앞쪽이 넓은 신발을 준비합니다. 조금 통풍이 덜되더라도 발에 물기가 들어가지 않는 신발이 좋습니다.

 

걸을 때는 평소 신던 신발(구두)보다 조금 큰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하루 정도 장거리를 걸을 때는 5mm, 며칠씩 숙박하는 걷기일 때 1cm 정도 큰 신발을 신습니다. 왜냐하면 오래 걸으면 발이 조금 부어오르고, 그 때는 두꺼운 양말을 신어야 발바닥이 덜 아프기 때문입니다.


나. 발의 관리

1)물집방지 : 신발의 선택, 양말의 선택, 걷는 자세 등이 물집 발생 관계가 있습니다. 경험적으로 등산용 신발을 선택하면 걷기에 힘이 들고 물집이 생기기 쉽습니다. 등산은 발바닥의 여러 면이 접촉이 되기 때문에 도로를 걷는 것과 다릅니다. 걷을 때는 발바닥의 일정한 부분이 계속 접촉이 되기 때문에 한 부분만 집중적 접촉이 되어 물집이 생기기 되는 것입니다. 한쪽에 물집이 생기면 의도적(또는 무심코)으로 다른 쪽 발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되기 때문에 그쪽 발에도 발에 물집이 생깁니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는 이유는 걷는 자세나 체중이 원인일 때가 많습니다. 발 옆쪽에 물집이 생기는 이유는 신발이 작거나 발이 너무 조여서일 때가 많습니다. 군대에서는 장거리 행군을 할 때 발바닥에 비누칠을 합니다. 조금 미끄럽게 하면 양말과 발바닥의 접촉을 완화할 수 있겠지요. 크림용 무좀약을 발바닥에 약하게 도포해도 똑같은 효과를 같습니다. 꼭 무좀약이 아니라 화장품용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바르면 고무신 신은 느낌이 나서 오히려 안 좋습니다.

 

   발목까지 오는 얇은 스타킹을 신는 것도 같은 효과를 가져 옵니다만 여름에는 땀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습니다. 땀 배출이 잘 안되기에 그렇습니다. 걷는 중간에 쉬게 되면, 신발을 빨리 벗고 통풍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양말도 통풍하면 좋습니다. 양말에 이물질이 묻으면 몹시 불편합니다. 걷는 중에 이물질이 느껴지면 바로 양말을 벗고 뒤집어서 털어낸 뒤에 뒤집어 진채로 양말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2)물집처리 : 소독 바늘에 실을 꿰어 물집에 통과시키고 실을 어느 정도 길이로 잘라 두면 물집의 물이 빠집니다. 이때 물집 처리 후 샤워를 할 때는 샤워 후 거즈로 꾹 눌러 물기를 제거하십시오. 그리고 소독약을 통과시키면 좋습니다. 바늘에 실을 꿰었을 때 아예 소독약을 발라두시면 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 의복

1)속옷(하의) : 면 종류의 속옷은 땀이 차면 매우 불편합니다. 특히 하의인 경우 걸을 때마다 허벅지에 감기고 그렇게 되면, 허벅지가 스쳐서 찰과상을 입습니다. 기능성 등산용 팬티는 땀을 배출해 주는데 이때는 바지도 그런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효과가 좋습니다. 하의 속옷은 가급적 몸에 착용감이 좋은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보통 스판이라고 하는 것을 준비합니다. 살이 찌면 걸을 때 허벅지에 살이 부딪혀 찰과상의 원인이 됩니다. 이때 스판으로 된 속옷 하의를 입으면 좋습니다. 입었을 때 허벅지가 너무 끼는 느낌이 있을 경우, 뒤집어 입으면 실밥부분이 바깥으로 나가게 되어 좋습니다. 그런데  여름에 스판을 입을 경우 땀띠를 각오해야 합니다. 어느 부분에 땀띠가 생기는 지는 설명을 안 드려도 아실 것입니다. 여름에는 가루 땀띠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혼자서 가루 땀띠약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익히시기 바랍니다. 겨울에는 스판도 좋겠습니다만 타이스가 더 좋습니다. 따뜻하기도 하지만 허벅지에 찰과상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2)속옷(상의) : 땀이 차므로 면 종류는 입지 말고 기능성을 입으시면 좋습니다. 흔히 여름용이나 겨울용 등산 속옷을 많이 입습니다. 

 

3)비옷 : 걸을 때 비가 오면 당연히 비옷을 입습니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언제 사용하냐구요? 날씨가 추울 때 재빨리 입으십시오. 체온유지에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가 오지 않더라도 비옷을 챙깁니다.

 

4) 기타 : 여분 양말과 장갑, 모자

   양말 : 발이 피로 할 때 갈아 신으면 한결 좋습니다.

   장갑, 모자 : 등산할 때와 같은 용도로, 반드시 준비하기 바랍니다.


라. 햇볕

참 고민입니다. 선크림(선블록)을 바르면 봄, 가을에는 피부가 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4계절 중에 봄, 가을은 사라졌는지 여름과 겨울만 느껴집니다. 여름에는 선블록(선크림)을 해도 땀 때문에 자꾸 흘러내려서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저도 이것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만 별로 신경 안 써도 되는 얼굴이라 너무나 다행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선블록(선크림)에 대해 고민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을 위해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중입니다.


마. 하루에 어느 정도를 걸으면 좋을까?

처음 걷는 사람이라면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을 선택합니다. 4~5Km에서 서서히 늘려나가야 합니다. 어느 정도 걷는 것이 익숙해지면 10km, 20km로 늘려서 걸을 수도 있겠습니다.

 

보통 30km 이상을 장거리라고 합니다. 물론 걷는 사람에 따라 중거리, 장거리의 구분은 다를 수 있으나 보통 사람의 기준으로 보면 30km가 장거리에 해당됩니다.

 

그러면 하루에 최대 몇km를 가는 것이 적당할까요? 사람에 따라 체력에 따라 걸음걸이에 따라 얼마나 걸어보았는지에 따라 어떤 근육이 발달되어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체육을 전공하는 것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며, 생리학이나 인간의 생체에 대해서도 아는 지식이 없습니다. 따라서 과학적인 판단에서 검증된 이야기가 아니므로 참고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50km 정도(?), 잘 걷는 사람은 60km + alpha(?), 그러면 70Km(?)……. 어느 것이 정답일까요? 그 동안 걸었던 경험에 따른다면 며칠씩 걸어갈 작정이라면 저는 60Km를 넘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가 있으므로 50Km가 적당 할 수도 있겠고요.) 특히 여름에는 거리를 단축해서 50~55Km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름에는 한낮의 땡볕을 피해서 쉬는 시간이 길어지며 오후 13시~14시에는 걷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또, 일사병의 위험도 있으므로 여름에는 거리를 단축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정도 걸어간다면 몇Km를 걸어가도 개인적인 판단에 맡깁니다. 그러나 60Km를 넘으면 운동이 아니라 극기체험이 됩니다. 원주에서 열리는 한국 100Km 걷기대회에서 저도 그 거리를 걸어보았습니다. 60Km를 넘어서자 이제부터는 운동이 아니라 극기체험이라고 생각하고 걸었습니다. 밤잠을 안자고 20시간 정도를 걸어가는 것은 운동이 아닙니다. 극기체험입니다. 그리고 100km를 걸었다고 해서 내가 잘 걷는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꾸 걸어가야 우리집이 나오므로 그냥 계속 걸어갔습니다. 100Km씩 밤잠을 안자고 걸어간다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극기체험이라는 차원에서 걷는 것입니다.

 

4. 원주권의 걷기 동호회 활동

 원주지역에는 자생적인 걷기 동호회가 많이 있습니다. 우선 필자가 활동하는 걷기 동호회인 네이버카페의 치악주행(稚岳周行)을 중심으로 걷기 일정들을 소개합니다. 치악주행(稚岳周行)이란 치악의 주위를 두루두루 걷는다는 뜻입니다. 즉 원주 주위를 걷는다는 의미에서 카페 이름을 정했습니다. 카페에서 주관하여 걸을 때도 있고, 다른 단체와 함께 다음과 같은 걷기 모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가. 첫 번째 토요일

 -'원주천 걷기' 모임이 주관하여 오후 2시 치악교 다리 밑에 모여서 20km를 걷습니다.

 -'첫토회'가 주관하여 오전6시(겨울에는 오전 7시)에 종합운동장 앞에 모여서 30km를 걷습니다.

 

나. 두 번째 토요일

 - 치악주행이 주관하여 오전 8시 근린공원에 모여서 20km를 걷습니다.

 

다. 세 번째 토요일

 -‘원주천 걷기’ 모임이 주관하여 오후 2시에 치악교 다리 밑(강남쪽)에 모여서    

   20km를 걷습니다.

 -치악회가 주관하여 오전7시 시청 앞에 모여서 20km를 걷습니다.

 

라. 네 번째 토요일

 - 대한걷기연맹에서 주관하는 원주웰빙걷기대회가 있습니다. 종합운동장에 모여서

   10km정도를 걷습니다. (10월 네 번째 토요일은 국제걷기대회로 치릅니다.)

 

마. 다섯 번째 토요일

 - 치악주행 이어걷기가 오전 6~7시에 근린공원에 모여서 원주주위를 이어가면서 걷습니다.

치악주행 이어걷기는 다섯 번째 토요일에 모이기 때문에 일 년에 4번 정도 걷게 됩니다. 처음구간이 신림-황둔-안흥이었으며, 두 번째 구간이 안흥-둔내-갑천, 세 번째 구간이 갑천-공근-서원, 네 번째 구간이 서원-양동 구간을 걸었습니다. 다섯 번째 구간은 양동-부론구간이 예정되어있으며, 여섯 번째 구간은 부론-귀래, 일곱 번째인 마지막 구간은 귀래-신림으로 계획되어있습니다.

 

바. 매년 9월초

 -원주시 생활체육회 걷기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굽이돌아 원주길 200리’ 걷기가 있습니다. 77Km를 걷게 됩니다.

 

사. 매년 여름 방학 중(8월 15일 직전 일주일)

 -원주투데이와 원주시가 주관하는 원주사랑 걷기 대행진’ 200Km가 열립니다.

 -참가자들이 6박 7일간 합숙하며 우정을 다지는 원주의  대표적인 장거리 걷기 행사입니다.

 

아. 매년 2-3회정도 : 외지의 걷기 좋은 코스를 단체로 이동해서 걷습니다. 올해 초에는 문경새재 길을 답사했고, 가을에는 명개리-북대사-월정사길을 걸었습니다.

 

* 자료 출처 : 치악주행회장이신 이희춘 교수님이 반곡중학교 걷기 문집인 <아름다운동행>에 기고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