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로 연일 시끄럽다.
이런 상황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정치가 우리에게 피로를 주는 것 같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과연 그럴까?
누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할까?
누가 대통령이 되면 정의로운 세상이 될까?
누가 대통령이 되면 전쟁이 날까?
누가 대통령이 되면 측근들이 활개치고 나라를 말아 먹을까?
내가 기억하는 대통령은 박정희씨부터다. 다른 사람이 대통령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횡성에 놀러갔다 버스안에서 전두환씨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같은 원주사람인 최규하씨는 대통령인지도 몰랐다. 고등학교때 전두환씨가 대통령을 했는데 무서웠다. 멀쩡하던 친구가 삼청교육대라는 곳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래도 누구도 항의할 생각을 못했다. 대학시절에는 경찰이 교내에 있었고 이리저리 피신 다니던 대학생들도 참 많았다. 지금하고 비교하면 많이 변했다. 노태우씨가 대통령이 될때부터 투표를 했던 것 같다. 정치에 깜깜했던 나는 누굴 뽑았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친일을 하거나, 쿠테타를 일으켜도 크게 죄를 묻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용서, 화합의 정치를 했었나 보다. 국민 보다는 무언가 알수 없는 힘에 의해서 권력이 만들어 지지 않는지 무력감이 느껴지는 때가 있었다. 권력이 국민을 무서워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은 국민의 생각을 주도하고 대통령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그런 생각은 더 깊어 지게 된다.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결과가 왜곡될수 있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은 언제나 음모론으로 덮여 버렸다. 그리고 진실은 아직 모르겠다. 언젠가는 새로운 사실들이 나타날지 모르겠다.
오늘도 새까매진 얼굴로 인사를 다니고 큰소리로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목이 터져라 지지를 호소하는 운동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선거에는 많은 돈이 들어 간다. 선거후 일정금액 보전을 받는다 해도 큰 지출이 생기게 된다. 운동원들은 선거결과에 상관 없이 보수를 받는다. 하루 8만원씩 이던가 운동날짜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받는다. 그리고 중간 관리자들이 시키는데로 선거운동을 다닌다. 시간이 흘러가면 퇴근을 한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을 한다. 선거기간 동안 반복된다. 중간관리자는 운동원들을 효율적으로 돌리기위해 신경을 쓴다. 그중에는 적당히 쉬거나 딴일을 보는 운동원도 있다.
나는 지금의 선거운동 방법이 표심에 영향을 줄까 생각해 보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르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그리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운동원들의 모습보다는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 후보자를 검증하고 알아보자는게 나의 생각이기에 운동원들의 춤이나 음악소리, 고성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영향을 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운동 기간의 다양한 점을 지적하며 좋았다 나빴다를 오락가락 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후보자는 불안하다. 반대로 꼭 자신이 이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선거운동 현장에서 들려오는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 하기도 하고 반대로 주변의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고 불도저 처럼 밀고 나가는 사람도 있다. 회사의 CEO같은 후보자도 있고, 동네 건달 같은 후보자도 있다. 그리고 개표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누가 당선될지 알 수가 없다. 불법과 음모가 개입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에 우리는 서로가 적이 되는 것 같다. 선거가 끝나고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전쟁을 치루는 느낌이다. 누가 되어도 좋지만 더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택하면 나라가 망하고 내가 뽑히지 않으면 불법과 음모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 같다. 이 기간을 지나고 나면 한동안 선거 당시의 전쟁터 같았던 좋지 않은 기억들이 오래 남는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했던 행동들에 대하여 쉽게 잊을 수가 없다.
실제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당선되어도 나라가 망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당선되어도 전쟁이 나지 않을 것이다. 누가 당선되어도 완전히 정의로운 세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나 알곡과 가라지가 같이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배가 방향을 틀듯이 천천히 방향을 바꾸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저항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같이 살아 갈 수 밖에는 없는 사람들이 후보며, 운동원으로 지금 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다시는 안 볼 사람들처럼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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