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서 '적폐'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아마도 전직 대통령과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고 나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이 단어의 뜻조차도 잘 몰랐다. 특히 한자로 풀어 대충 짐작이 가는 단어지만 그 어감은 여전히 좋지가 않다. 어떻게 누가 제안하거나 처음 사용한 단어 인지는 모르지만 내 주변에서는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는 아니였던 것 같다.
최근에 군 위수지역 폐지 검토에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지역 언론에서는 이를 집중해서 보도 하고 있다. 지역 민방에서도 이런 저런 분석 없이 접경지역 주민들의 반발이라고 일방적인 의견을 여과나 분석, 또는 대책 없이 내보내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번영회장이라는 분들의 인터뷰 만을 내 보내는 것이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보통의 보도나 언론이라면 위수지역에 대한 분석을 한다던가, 위수지역을 적용 받는 군인들에 대한 의견, 국방부나 행정기관에서 이를 어떻게 협의하고 개선해서 처리해 나가려는 계획이 있는 지 등에 대한 보도를 할 것이라 기대했는데 그 내용은 빠지고 그냥 카메라 들고 나가서 번영회분들이 모여서 분노하는 모습을 찍고는 취재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운 느낌이 든다. 지역민방이어서 그랬다고 보기에는 무언가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방송에서 바로 적폐라는 말이 들려서 관심을 가지고 살펴 보았다. 번영회 사무국장님께서 적폐주민이라고 말씀 하신다. 나는 어느 누구도 접경지 주민들을 향해 적폐주민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적폐라는 말을 적폐주민이라는 말에 붙여도 되는지도 의문이 갔다. 혹시 적폐라는 단어를 '친일파' 또는 '부정부패' '범죄인' 등의 단어와 동일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적폐주민 자손' 이라고 찍힌다는 말에서는 내 생각이 멈추는 느낌이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이분들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인가? 주민들을 대표해서 잘사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희생과 봉사의 마음으로 일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너무 무리하게 적폐라는 단어를 적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폐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조금은 어려운 단어지만 해석은 간단하다. 쌓여있는 폐단이다. 이것의 사용에 대해 어느 네티즌이 위키백과에 남긴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https://namu.wiki/w/%EC%A0%81%ED%8F%90
그리고 위수지역에 대해 쓴 어느 네티즌의 글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
http://boriborikim.tistory.com/429
나는 시장에서 싸우거나 언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생계가 달린 시장에서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어쩌다 일어나게 되는 경우 대부분은 고성과 욕설 등이 오고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처음에 제기되었던 문제는 사라지고 말 꼬투리를 잡아 서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경우를 보면 찬찬히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하려는 방법의 하나일수는 있으나 조금은 어거지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적폐'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폐청산위원회가 '친일파'나 '부정부패자' 또는 '범죄자'를 가려내는 곳이 아니라 예전부터 쭉 있어왔는데 지금은 개선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하여 살펴 보고 검토하여 건의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의견에 대하여 국방부와 같은 해당 기관은 무조건 '폐지'라고 결정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건 그냥 한쪽 목소리만 취재해서 내보내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만일 위수지역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 지역 주민은 물론이지만 지역 군 부대의 작전과 동원에 지장이 없는지, 주변 교통망의 연결이 어느 정도인지, 장병들의 문화생활과 불친절, 불편 등은 어느정도 인지 등 여러가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외출의 경우는 현행 위수지역을 고수하고 외박의 경우에는 부대별로 2시간 이내 귀대 가능한 곳까지 위수지역을 넓힐수 있다면 부대 작전 수행에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외출, 외박자가 항상 연락 받을 수 있는 연락망을 유지하게 한다든가 하는 방법을 추가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전방까지 사통팔달 고속도로를 비롯한 교통망이 발달되어, 생계로 인해 면회 가기 힘든 부모님을 둔 장병의 경우에도, 장병들이 직접 집으로 가서 부모님을 찾아 뵙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기회도 가능할 것이다.
위수지역의 문제도 내가 모르는 많은 이익과 명분들이 걸려 있을 것이다. 해법도 다양하고 좋아하는 대상도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더 활력을 느낄수도 있다. 군에만 의존하던 지역 경제도 다른 활로를 모색하고 도나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아무쪼록 자극적인 단어나 선동하는 느낌의 대응이나 보도는 자제하여 분란을 초래하기 보다는 서로 머리를 모아서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여, 몇 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 보다는 부대 근처에 더 아름답고 친절하고 편리한 시설과 주민들이 있어서, 머무르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장병들이 더 많이 생기는 날도 기대해 본다.
'이런저런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궁굼해 하지 않기 (0) | 2019.12.07 |
---|---|
강원도 원주시 613 지방선거 결과 (0) | 2018.06.14 |
미세먼지, 에이즈, 독감 그리고 로또 (0) | 2017.05.06 |
선거운동 그 후... (0) | 2017.05.06 |
무조건 싫다는 것에 대하여... (0) | 2017.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