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평소처럼 원주 근처를 걷기위해 길을 나섰다가 '입산통제'라는 산림청의 정책과 마주하게 되었다.
평소 등산을 자주 하지 못하기에 언론을 통해 입산통제기간 어쩌고 해도 사람이 많이 다니고 커다란, 이름난 산의 이야기 인줄 알았다. 오히려 커다란 산의 경우는 예외로 입산을 허용한다고 한다. 조용한 작은 산은 다 막고 커다란 산에 모두 몰아 넣는 정책인지 모르겠다.
하여간 들어보지 못한 산, 임도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줄은 몰랐다. 내가 걸은 임도는 등산로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벌써 10년 이상을 이 제도가 시행되어 왔다고 한다. 한번 제정되어 시행되면 바뀔 수 없는 것인가?
한 번 들어가 과태료를 물리는지 보라는 자칭 산림청직원의 협박성 맨트에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빵, 과일 물을 가지고 가을 임도를 걷고자 했던 나의 꿈이 그렇게 위험 한 것이었나?
그 외에도 길을 걷다보면 산림청, 아니 '북부지방산림청'의 과태료 경고 현수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쓰레기(?)
계속 걷다가 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는데 주인 없는 집에서 개가 짖어댄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행인인데 그 개는 대화가 될리 만무하다. 나는 그 집에 불을 내지도 않을 것이고 집에 들어갈 의사도 없다고 개가 이해 한다면 개가 아니다. 개는 짖어야 한다. 아, 항의하는 내가 부질없는 짓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나의 길을 막는 장애물을 만날 때가 있다. 누구의 말처럼 '국민을 위해 일한다'면서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아침 신문을 보니 만평이 재미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보는 시선에 따라서는 '공평'하지 못하다던가, 누군가의 지시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권력을 빗대어서 그린 그림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는 듯 보이는 입산통제에 대하여 다른 의견은 없는지 찾아 보았다. 어느 잡지에 기고한 기자의 글이 내게는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등산정책, 통제만이 능사인가?' 고민 해 보자.
같은날 신문에 난 '체벌금지 1주일, 진단과 대안'의 기사를 보고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은 학생뿐만이 아니다. 국민도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해서 많은 억압을 가해왔던 시기가 있었다. 그 억압과 통제에는 다 이유와 논리가 있었다. 서로 소통하고 합의하여 시행 하자는 것은 이적행위로 매도되기 쉽상이었다. 아직도 복지부동, 무사안일, 부정부패, 철밥통 등의 단어가 70년대 느낌만은 아닌 것 같다.
원주시 고시로 입산통제구역 지정, 고시 가 인터넷에 있었다. 시청 직원의 이야기로는 산림청과 협의하여 몇 군데의 산에 입산통제 해지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입산통제의 시행 목적과 근거 등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입산통제 해지, 개방 등산로를 더 많이 이끌어 내겠다는 생각도 들려주었다. 이제는 우리의 국민의식도 많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통제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의식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그분의 생각으로 이해되었다.
위 고시에서 입산허가를 받으면 입산 할 수 있으나 시청 담당자의 이야기로는 거의 허가가 힘들다고 보면 맞다고 한다. 그런데 입산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산림사업, 산불진화, 학술연구, 군 작전업무, 성묘 등이 그것이다. 이허한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명시되고 증명서나 면허 같은 것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허가없이 입산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입산통제구역 등산로 현황 및 구분.
통제 : 명봉산, 소군산, 현계산, 미륵산, 덕사산, 감악산, 매화산
개방 : 건등산, 소금산, 용화산, 봉화산, 매봉산
입산통제구역 : 성상봉일대, 구천봉일대, 명봉산일대, 상,하초구 황골일대, 터골, 독점 일리실일대, 도도리, 두독, 동골일대, 바위실, 수골일대, 상, 하룡곡 전역, 소군산일대, 종포일대, 송골, 개전동, 곤이골전역, 점말일대, 수리봉일대, 월호동일대
통제 : 봉림산(촉새봉, 덕갈봉, 서지고개, 사기막일대) 현계산,봉림산,(서지재, 비두냄이, 만디고개일대) 황학산(현계산,덕갈봉) 일대, 긴경산일대 미륵산, 서지재일대, 갈미봉일대, 덕가산일대, 명봉산일대 치악산, 백운산일대, 비산(절골,뒤골일대) 물안동,창촌,소야,중곡일대, 가리파일대, 수련동, 담바위일대 구학산 (구력재,구미,선학동일대) 골안, 싸리치일대, 치악산(향로봉,곧은치일대), 치악산(길아재일대), 치악산(한가터일대)
국유림 입산통제 : 백운산, 십자봉, 감악산, 천은사, 명봉산, 백운산, 감악산
가을은 등산 하기에도 좋은 계절이 분명하지만 소중한 산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 또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의무일 것이다. 스스로 조심하고 산행 에티켓을 지키며, 서로 위험을 예방하고 쾌적한 산행을 권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것이다. 일부에서 논의되는 통행료, 자격증제, 허가제 등도 혹시 누구나 쉽게 산을 접하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는 사람과 기득권 만의 산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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