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살면서도 철원은 좀처럼 가지 못했던 곳이다. 전방체험은 6사단으로 갔었고 군대생활은 15사단에서 했는데 철원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나마 철원에 대한 인연은 아버지께서 월남하시기 전 사셨던 곳이 철원이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아버지가 6.25가 나면서 철원역 근처의 집을 떠나온지 60년 이상이 흘렀다고 했다. 그렇게 철원은 뭔가 우리 가족사의 이야기를 품은 듯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그런 곳이다.
원주에서 철원을 가는 길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가 많이 개통되면서 직선거리 보다 더 빠른 길도 생겼다. 철원으로 가는 길은 세가지로 생각 해 보았다.
1)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를 지나는 길
하오터널의 개통으로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고 제일 추천하는 길이었다. 지도상에서 보듯 최단 거리로 보이는데 굽은 길이 많을 것 같다.
2) 경춘고속도로 설악IC에서 나와서 올라가는 길
이번에 선택하여 간 길이다. 설악IC까지는 고속도로라 빠르게 달렸고 청평삼거리까지 조금 막혔지만 나머지 도로는 자동차전용도로도 잘 되어 있었고 좋았다. 단 청평 삼거리는 상습정체구간 같다. 서울행 차량들과 함께 가면 많이 밀릴 가능성이 있다.
3) 영동, 중부고속도로를 경유 올라가는 길
지도상으로 많이 돌아가는 길이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는다면 전체 시간은 비슷하게 나온다. 특히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하면 시간이 절약 될 것이다.
가평휴게소에서 유부우동을 먹었다. 여행하면서 먹는 즐거움이 크다.
여유를 부리는 김에 아메리카노 커피까지 한 잔 하고 서 출발 한다.
가평휴게소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여느 휴게소처럼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드디어 철원에 도착했다. 철원에 초대 해 주신분이 근무하는 농어총공사 철원지사의 건물이다.
도착하자 마자 미리 구입 해 두었던 철원 오대쌀을 한 포대 주신다. 철원에서도 쌀이 나는 곳이 네 군데 있는데 같은 오대쌀 브랜드지만 지역별로 맛이 다르다고 한다.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먹어보니 맛있다고 선물로 주셨다.
요즘 관공서나 공공기관의 건물 디자인은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디자인과 실용성, 그리고 업무의 효율성 등을 생각해서 설계를 하는 것 같다. 특히 민원인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민원인들은 불만을 느낄지 모르지만 점차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 될 것이라고 믿는다.
사무실에서 잠시 담화를 나누고 본격적인 철원 관광에 나선다.
철원의 평야지대는 교과서를 통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직접 와서 보니 그 넓이 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 다른 넓은 평야도 많겠지만 철원의 쭉쭉 뻗은 도로는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처음 들린 곳은 태봉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송대소라는 곳이다.
자전거 도로가 잘 가꾸어져 있는데 주변에 멋진 팬션들도 많이 있었다.
멀리 보이는 곳은 마당바위라는 곳 같다.
중간에 엄태웅광장 이라는 곳이 있다. 엄태웅씨는 철원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복불복 게임판이 재미있다.
엄태웅씨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포스터 들도 전시되어 있다.
철원은 화산지대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현무암이 많은데 제주도에서 보았던 주상절리를 철원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자전거 도로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 생태 탐방로'도 겸하고 있는 모양이다. 전국 여러곳에 이 탐방로가 지정되어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하고 예산을 지원하여 만든 도로인데 나는 여주의 여강길과 소백산 자락길을 걸어 보았다.
주변에 바로 엄태웅씨의 팬션이 있다고 했다. 엄태웅씨의 팬션에서 조성 한 것인지 군에서 조성 한 것인지 몰라도 자전거 도로는 잘 꾸며져 있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엄태웅씨의 팬션이다.
건물 디자인도 예쁘고 주변도 잘 꾸며 놓았다.
아마도 '산'이라는 애견의 집인 듯 하다.
한탄강이 내려다 보이는 좋은 자리에 팬션이 위치하고 있다.
이녀석이 위의 집 주인인 모양이다.
팬션은 넓고 잘 꾸며져 있었다. 팬션의 이름은 'Morning Calm Village'다. 아마도 소속 기획사와 함께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음 코스로는 태봉교를 지나 북쪽에 있는 직탕폭포에 들렸다. 직탕가든 주차장에 차를 잠시 대고 구경을 했다.
직탕폭포는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불린단다. 규모는 작아도 마치 모습이 나이아가라와 비슷했다.
송대소와 마당바위를 보고 직탕폭포로 올라갔다.
철원의 많은 곳에서 보이는 현무암 돌.
옆에 있는 한탄강 자연산 매운탕 가게에는 KBS의 오락프로그램인 '1박2일'의 촬영이 있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은초딩으로 알려진 은지원씨가 다녀 간 모양이다.
직탕폭포에서는 태봉대교의 번지점프대가 잘 보인다.
나도 언젠가는 한 번 뛰어 내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직탕폭포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길. 젊은 사람들이 재미있는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을 찍는 모습도 세대 차이가 많이 난다. 그들의 아이디어와 참신함을 따라 갈 수 없다.
다시 나타나는 곧게 뻗은 길.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미리 신청을 하고도 들어가는 순간에 다시 이것 저것 서류작성 및 검사를 한다. 은근히 간장되는 시간이 지나고 들녁을 달린다. 철새가 많이 모인다는 커다란 토교저수지가 보인다. 먼저 식사를 하고 이곳에 들리기로 했다.
한참을 달려 도착 한 곳은 남방한계선이 보이는 전방 철책이다. 그중에서도 예전 금강산으로 가던 전기철도의 교량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철길과 침목은 없이 교량만 남아 있다.
금강산철교 바로 옆에 '선휴게소'라는 민물 매운탕 전문점이 있었다.
미리 주문 해 놓은 매운탕은 얼큰하고 맛이 있었다.
밑반찬도 직접 재배한 재료를 사용한다고 했다.
메기매운탕 전문 전선 휴게소. 민통선 안 군사분계선 근처에 있다.
직접 기르는 닭도 보였다.
바로 옆에는 전선교회도 있다.
철책에 아주 가까이 간 곳에 금강산 철교가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갔던 길을 되돌아 토교저수지로 향했다.
토교저수지는 상당히 넓었다.
제방의 길이만도 2km인가 된다고 했다.
멀리 새들이 까맣게 앉아서 마치 봄날의 개구리처럼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었다.
새들은 떼를 지어 이쪽 저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많은 새들을 보니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교저수지에서 새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철책선을 따라 서쪽에 위치한 '철원 평화전망대'에 들었다.
앞에는 탱크가 전시되어 있었다.
예전 어릴적 전시된 탱크위에 올라가 폼을 잡아 보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도 탱크나 군인들을 주로 그렸던 생각이 난다. 세월과 함께 탱크나 군인에 대한 느낌도 많이 변했다.
전망대에 올라가기 위해 모노레일을 이용한다. 모노레일의 이용요금은 생각보다 비싸다. 걸어서 올라가도 정말 까까운 거리다. 모노레일은 타자마자 내리는 느낌이다.
때마침 관광 온 학생들과 함께 모노레일에 오른다.
철원 평화전망대 옆에는 '동송저수지'가 있다. 이곳에도 역시 철새들이 많이 있었다.그 뒤에 보이는 나즈막한 산이 '이스크림고지'다. 전쟁 때 포격이 하도 많아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단다. 전쟁의 참상이다. 이제는 그 상처가 조금은 씻겨 진 듯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그 상처가 남아 있을 것이다.
산 위에 있는 평화의 전망대.
그 안에 들어가면 전방을 설명 해 주는 VTR을 틀어준다.
VTR의 설명을 들으면서 전방을 보니 이해가 빨리 간다.
마치 낙타 등처럼 생긴 낙타고지가 보인다. 참, 이곳은 사진촬영 금지구역이 많다. 멀찍이서 희미하게 찍었다.
철원이 화산지대임을 알리는 안내판이다. 용암지대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철원평화전망대 옆에는 크리스마스 때 점등하는 십자가 철탑이 있다. 이곳에는 천주교 불교의 시설도 함께 있다.
멀리 낙타고지 왼쪽으로 넓은 평야처럼 보이는 곳이 '평강고원'이다. 6.25당시 왜 이곳이 치열한 전쟁터 였는지 알게 한다. 앞에 있는 곳지 하나를 차지하면 그 아래 땅이 모두 아군의 수중에 들어 온다. 반대로 김일성은 이쪽의 고지를 빼앗기면서 철원평야를 내주고 몇 일을 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저곳이 김일성고지 같다. 그러니까 북한땅이다.
2007년 12월 31일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 한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걸어 내려가는 길.
옆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돌비도 보인다.
철원평화전망대가 예전에 위치했던 철원두루미관에 왔다. 이곳의 전망대를 옮기고 두루미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주차장 한쪽에 다양한 전시물들이 있다.
북에 고향과 가족을 두고 온 사람들의 마음이 안타깝다.
예전 월정리역이 같이 있다.
월정리역에서 서울까지는 104Km이고 원산까지가 123Km이다. 서울이 참 가깝다.
역 내부에 달린 등이 평범하지가 않다. 그 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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