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동해안자전거길 마무리에 이어 더 추워지기 전에
오천자전거길을 종주하기로 했다.
세종시에서 행촌사거리로 가느냐 행촌사거리에서 세종시로 가느냐를 놓고 고민하다 교통편과 업힐을 생각해서 행촌사거리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원주에서 충주를 거쳐 연풍의 행촌사거리로 가는 차편은 많지만 그 반대로 오기에는 불확실성이 많았다. 세종시에서 원주는 하루에 한 대의 버스가 운영되지만 오후 6시 20분 세종시에 원주로 가기에 더 확실했다.
충주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일단 근처의 24시전주콩나물국밥집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외부에 자전거를 세우는 것이 불안했지만 나중에 보니 건물 뒷편에 주차장이 있고 그쪽으로 들어오면 그냥 입식테이블도 있었다.
국밥집은 아침부터 많은 손님들로 붐볐다. 밥은 셀프로 무한리필이다. 콩나물 국만 가져다 준다.
도착하자 마자 연풍으로 가는 표를 끊었는데 나중에 보니 수안보와 연풍 차 시간이 똑 같다.
9번 승강장에서 승차하면 된다. 그런데 연풍행 차량에 자전거를 한 대 밖에는 못 싣는다고 기사아저씨가 말한다. 그러나 내가 앞바퀴 빼고 핸들 접은 것을 보고는 2대를 실을 수 있겠다고 한다. 가슴이 철렁했다. 버스에는 총 세사람이 탔다. 이때부터 서울 로드님과 함께 오천자전거길을 동행했다.
연풍버스정류장은 평시 문을 잠가 놓았다가 버스 기간되면 아저씨가 나와서 표도 끊어주고 하시는 모양이다. 결국 지나가는 차를 그냥 잡아타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이곳에서도 표를 발매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 현풍면 돌비가 있고 이곳이 행촌사거리인 모양이다.
돌비 옆에는 소박한 625참전비가 있다.
소박하다 못해 뭔가 아련한 느낌이 든다.
함께 버스를 타고 온 서울로드님은 먼저 준비를 끝내고 출발을 한다.
근데 새재길 방향으로 쌩 하고 달려 간다. 소리쳤지만 이미 시야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금방 다시 내려왔다. 아마도 몸을 풀기 위해 갔다온 모양이다. 예전 새재길 종주때 기억을 더듬으면 저 코너를 돌자마자 강한 업힐이 나왔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교차로의 인증센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단체 라이딩을 하는 모양인데 로드를 타는 젊은이들이라 모두 떠날 때까지 기다리다 천천히 출발했다.
출발이다.
바로 호젓한 길로 접어 든다.
이름 모를 정자도 보인다.
조금 가다 보니 앞서 간 젊은이들이 보인다. 서울로드님도 천천히 맨 후미에서 따라 간다.
단체라이딩이고 경치를 즐기며 천천히 라이딩 하는 컨셉 같아서 그냥 내 페이스대로 앞질러 갔다. 후미에 있던 서울로드님도 나와 함께 그들을 추월해 나아 갔다. 그런데 강을 따라 좌현, 우현에 자전거 길이 있어서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건넜고, 젊은 사람들은 그냥 직진했다. 나중에 만나는 길이라고 믿지만 달리는 내내 왠지 찜찜하다. 우리는 끝까지 그 젊은이들을 볼 수 없었다.
괴강교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나이 드신(?) 팀이 먼저 와 있었다. 기념 촬영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한다. 여자분이 카메라 담당인 모양이다. 우리는 별일 없으니 인증만 하고 바로 출발.
괴강교를 건너며 보니 제법 강폭이 넓다.
서울 로드님이 바로 따라 왔다.
나는 패달링을 분당 80회 이상 유지하려 엄청 져어대는데 서울로드님은 뒤에서 느긋하게 따라오는 모습이다.
괴산은 올갱이 해장국이 유명하다 해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이른 시간이지만 중간에 보급할 곳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 점심을 먹었다. 멀리 서울식당이 보인다.
서울식당의 창문 썬팅이 진하게 되어 있어서 휴무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손님이 없다. 나중에 미니벨로 한 커플이 들어 왔다.
올갱이 해장국은 좋아하지만 맛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 그냥 평범했다. 평범한 것이 더 어려운지고 모르겠다.
식사를 하고는 다시 달렸다. 밥 먹은 직후라 그런지 배가 약간 더부륵 했지만 달릴만 했다. 그런데 오천자전거길의 제일 높은 고개라는 모래재가 금방 나타났다. 그냥 달리면서 DSLR카메라로 셔터를 눌렀다. 해발도 228미터 밖에는 되지 않는다. 괴산 자체도 해발이 꽤 될 것 같은 생각인데 말이다. 다운힐도 1분도 안 내려간 느낌이다. 강원도의 이곳 저곳을 다니며 고갯길에 익숙해져서 그런 모양이다. 모래재 아래에서 괴강교인증센터에서 보았던 라이딩팀을 지나쳤다. 식사는 안했는지 간식을 먹고 있다. 여유로운 라이딩을 즐기시는 모양이다.
오천 자전거길은 마치 동네 라이딩을 나온 것처럼 익숙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자체 예산으로만 건설했는지 모르지만 예산이 적은 지자체는 어려움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해안자전거길도 여러개의 시와 군을 지나면서 들쑥날쑥한 자전거길 상태가 비교되었는데 이곳도 약간은 그런 느낌이 든다.
백로공원인증센터에 도착했다. 딱 반을 온 것이다.
증평시내에 위치해 있는 모양이다.
옆에 하이마트가 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터미널도 길 건너고, 옆에는 소방서도 있다.
여유롭게 쉬어 가는 사람들은 벤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그냥 출발.
서울로드님과 함께 라이딩 하는 거라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하여 지금까지의 국토종주보다 빠르게 달렸다.
그만큼 피로도가 빨리 찾아오는 느낌이다.
증평 백로공원에서 다음 인증센터인 무심천교인증센터로 2/3 정도에서 청주공항을 지나 오창IC 방향으로 가다가 판결교에서 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냥 직진하면 오창 방향으로 가고 문암생태공원, 즉 무심천교인증센터로 가기 어렵게 된다.
멀리 보이는 것이 판결교이다. 나를 앞서 달리던 두 분 중 한 분은 좌측으로 내려서서 판결교 아래를 지나 다시 올라와 직진을 했고, 한 사람은 다리를 건넜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자전거 행복나눔' 어풀의 길찾기를 확인하고서 다리를 건넜다. 부디 그냥 지나친 사람은 오창이 목적지였기를 바란다.
무심천교 인증센터.
무심천을 건너 좌, 우로 문암생태공원이 넓게 자리잡고 있다. 캠핑장은 물론 매점과 많은 시설들이 있다. 여유롭게 가려면 이곳에서 재충전을 해도 좋을 것이다.
무심천교인증센터, 즉 문암생태공원을 지나서 2.8Km 정도를 가서 미호천을 건너야 한다. 그냥 지나치면 조금 복잡해질 것 같다.
이곳부터 길의 굴곳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곧게 뻣은 길이 많다.
미호대교. 교각이 특이해서 눈에 띈다.
미호대교를 지나고 연이어 미호교와 경부선 철교를 지나면 또 혼란스런 길이 나온다.
멀리 아파트와 세종시 상하수도사업소가 보인다.
체육공원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면 조치원 방향이다. 조치원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조천인데 미호천과 합류한다. 조천 건너 근처에 홈플러스가 있다. 조천을 건너 야 한다. 그리고 좌측으로 달려야 한다.
하지만 나중에 금강종주를 염두에 두신 분이라면 이곳 조천 갈림길에서 조치원시내로 들어서서 종주를 마쳐도 좋을 것 같다. 이후의 인증센터는 금강종주 인증센터와 겹치기 때문에 금강종주를 하다보면 지나게 된다. 조치원 터미널까지는 3.2Km 밖에 되지 않는다.
드디어 도착한 합강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한 사람이 XTR 기어에 대하여 열변을 토한다. 바꾸기만 하면 5% 이상 레벨업이 된다고 장착을 권유한다. 어느 모임에 가나 박학다식한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합강공원을 상징하는 돌비.
금강종주길, 대청댐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공주까지 27Km, 대청댐까지 28Km 거리다.
무심천교까지도 27Km다.
로드 타는 분께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렸더니 지금까지의 다른 자전거길 평속보다 높게 나왔다. 그만큼 몸은 많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 이동거리는 101Km,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 걸렸다. 평속은 26.4Km다.
고도를 살펴보면 행촌교차로에서 합강공원까지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라 볼수 있다. 모래재의 경우도 압축해 보여져서 그렇지 완만한 오르막이라 할수 있다. 증평에서 올라오는 길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업힐 정도의 경사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계획보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원주행 버스는 오후 6시 20분 단 한대 밖에 없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세종시와 정부종합청사를 구경하기 위해 세종시내로 들어 섰다.
합강교인증센터에서 세종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8.4Km다. 세종보 인증센터 1.0Km 전방에 있는 금남교에서 나는 세종시를 구경하기 위해 이곳에서 서울로드님과 헤어졌다. 시외, 고속버스터미널은 금남교나 저 앞에 보이는 한두리대교를 건너서 우회전 하면 된다. 나는 금강종주시 하류로 조금 더 내려가서 세종보 인증을 하고 그 다음에 위치한 학나래교를 건넜던 것 같다.
금남교에서 올라서서 계속 직진하니 세종정부종합청사가 나왔다.
주변에서 상가 떳다방을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주변 지역을 친절하게 잘 설명해 준다. 총리실을 용머리로 해서 마치 용처럼 건물들이 이어져 있다고 한다. 대충 개념을 잡고 자전거로 이동하니 그리 멀지 않았다.
세종시 곳곳에는 공공자전거가 있었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세종시 국립도서관의 모습이다. 휴일인데도 학생들과 가족단위로 피크닉을 온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조금을 더 가니 음악소리가 크게 들리고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세종 호수공원이었다. 도시가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오래된 건물이나 도로는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새것 같았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아파트가 많아 벌써 교통체증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모든 아파트가 완공되고 입주가 되면 심각해질지도 모르겠다.
막다른 길까지 가 보았더니 총리실이 있었다. 돌아가면 더 갈수 있겠지만 이곳에서 발길을 돌렸다.
세종시에서 아파트 건설을 하는 동서가 휴일이라 원주에 갔겠거니 했는데 감사라 올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만나 저녁을 함께 했다.
한솔동 근처의 토시래에서 족발과 보쌈으로 회포를 풀었다.
세종시외버스터미널은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자전거를 싣는 사람들이 많아 서로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버스에 8대 이상을 싣는 모습이다. 하지만 원주행은 나 혼자 자전거를 싣고 승객도 적다.
세종시외버스터미널을 떠난 버스는 낮에 들렸던 종합청사 근처에서 한 번 더 선다. 이곳에서도 원주로 가려는 사람들이 몇 사람 승차 했다.
휴일의 중부고속도로는 많이 붐비는 모양이다.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청주를 조금 지나서 뚤리는 모양이다. 아마 청주에서의 유동인구도 많은 모양이다. 버스는 한산한 평택제천간 고속도로를 지나 예상보다 20여분 늦게 원주에 도착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늦지 않았다.
오늘의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속도를 내어 마음껏 달려 본 라이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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