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제주환상자전거길 라이딩을 떠나는 날이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다. 하지만 이정도의 날씨에 비행기가 결항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편하게 가려고 다소 비싸지만 원주공항에서 출발하기로 했기에 여유가 있다.
그런데 대한항공으로 부터 카톡이 도착했다. 원주공항 비행기가 결항이라는 것이다. 순간 머리 속에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대한항공으로 전화를 해 본다. 기상으로 인한 결항은 천재지변이라 어찌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대체 항공기나 지연출발이 예정 된 것이 없다고 한다. 어쩔수 없다고 한다.
나는 그걸로 끝이냐고 물어 봤다. 천재지변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해는 가지만 김포공항이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고, 지방 공항이라 약간의 어려움에도 쉽게 결항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서운함이 느껴졌다. 내 질문에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잠시후 김포공항 대체편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원주에서 김포공항까지의 이동시간을 고려하여 15:20분 비행기로 예약을 했다.
이제 원주에서 김포공항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
1. 리무진 시간표를 보니 11시에서 12시 사이가 비어 있다.
2. 고속버스를 타고 9호선으로 바로 가는 방법이 있다. 도로가 막히면 곤란하다.
3. 기차로 청량리로 이동, 청량리에서 전철로 공항까지 간다. 2번 갈아 타야 한다. 연착의 위험이 적다.
결국 기차를 타고 청량리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경의선으로 홍대입구까지 가서 공항철도로 환승을 했다.
베낭을 매고 자전거 케링 백을 가지고 이동하는 것은 힘든 일이 었다.
공항철도로 김포공항에 내려서는 무빙워크가 있어서 나름 편했다. 속도가 느려 모두 나를 추월한다.
공항 수화물에서 파손의 위험이 있어 박스 포장을 권유한다. 그냥 케일백 자체로 보내겠다고 하자 어딘가 서명을 하라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취급주의 표를 달아 주고 별도의 보안검색을 위해 기다리라고 한다. 잠시 기다리자 메니저 같은 분이 통과 되었다고 한다. 케링백에 기내 반입이 안되는 공구를 넣었기에 혹시나 했는데 김포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케링백을 분해해서 내부의 공구백을 떼어 별도로 검색을 하고서야 통과가 되었다.
원주와 비슷한 날씨지만 김포에서는 모든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
수화물까지 보내고 나니 긴장이 풀어 진다.
청량리역 구내에서 햄버거를 하나 구입했는데 김포공항 내부에 편의점이 있다. 이곳을 이용하면 좋겠다.
공항은 거대한 도시와도 같다. 모든 것이 시스템에 맞추어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파란색의 대한항공 비행기를 예상했는데 잘 못보던 디자인의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여곡절을 거치고 드디어 이륙을 한다.
제주 시내가 보인다.
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도 모든 비행기는 이착륙을 하고 있다. 원주공항에 대한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수화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내 케링백은 젊은 여직원이 별도의 케리어에 실어서 가져다 주었다. 이름을 부르니 잘 듣고 있어야 한다.
한적한 곳을 찾아 자전거 조립을 시작한다. 자전거 싯포스트 부근에 등산스틱을 고정시켰더니 자전거 뒷 드레일러가 땅에 닿지 않고 잘 서있다.
조립은 큰 어려움 없이 끝났다.
비가 내리는데 어떻게 할지를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용두암으로 갔다. 인증수첩의 추록을 배포하는 제주시관광안내센터가 아침 일찍 문을 열지 않아 오늘 문을 닫기 전에 받아 두어야 할 것 같았다.
공항은 차량으로 대단히 복잡하다. 자전거로 가기에는 직원주차장 방향으로 해서 공항입구교차로까지 가면 자전거 도로가 나온다. 이곳부터는 개략적으로 익혀 논 길을 따라 용두암 방향으로 달리니 금방 도착했다.
제주시관광안내센터는 주차장 입구 좌측 길가에 있다. 입구는 용두암길 도로측과 주차장측 두군데 있다. 근무시간은 오후 6시까지다. 나는 5시 40분쯤 도착했다. 이곳에서 추록을 배포하고 인증 스티커를 붙여 준다. 주차장에서 용두암가는 방향말고 서쪽으로 난 길로 가면 무인 인증센터가 있다. 그 길로 조금 더 가면 자전거길과 만난다.
비가 오는 가운데도 용두암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무인인증센터를 찾느라 주차장을 한 바퀴 돌았다.
용연구름다리 방향에서 오는 길이다. 나중에 용연구름다리는 자전거를 끌고 건너면 된다.
비가 오는가운데 용담포구를 지나 라이딩을 시작했다. 보슬비지만 40여분을 달리자 온 몸이 젖어 온다. 이호태우해변을 지나고 알작지를 지나니 더이상 진행이 힘들어 졌다. 외도동 롯데리아 앞에서 근처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했다. 2Km를 더 진행하면 애월읍에 '에피소드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 전화를 하고 빗속을 달려 찾아 갔다.
게스트하우스는 깨끗했다. 가구와 인테리어가 혹 주인장의 솜씨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금 불안했지만 방법이 없어 자전거를 목공작업실 한쪽에 넣어 놨다. 게스트하우스에는 나 외에 한 사람이 더 있었다. 방은 따뜻했다. 따뜻한 물도 잘 나온다. 1박에 2만원 지불했다.
에피소드게스트하우스 블로그 ==> http://blog.daum.net/byneuru/
젖은 신발과 옷가지를 주방에 널어 말렸다. 비수기라 가능한 일이었다. 내일 아침까지 말라야 한다. 간단하게 옷을 갈아 입고 근처 식당을 찾아 나갔다.
야간에 멀리서 보니 추어탕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장자고을'이라고 다양한 메뉴를 한다. (다음로드뷰 인용)
옆에 애월국민체육센터가 있다.
실내는 깨끗했다.
나는 닭곰탕을 주문했다. 주변이 새로운 택지라 공사 현장이 많았다. 거기서 일하는 분들이 애용하는 식당 같았다. 제주도는 전체적으로 공사현장이 참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해안도로를 달리는데 새로 짓는 건물들이 많았다. 과잉공급과 환경훼손을 건정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앞에는 '하귀농협 하나로마트'가 있다. 생각보다 큰 마트다. 물건가격도 많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귤 한 봉다리 1,500에 사가지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 왔다.
이곳 '에피소드게스트하우스'에는 늦게 도착했고 비수기라 아무런 에피소드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따뜻하고 깨끗한 침실, 그리고 주변 맛집과 하나로마트가 있다는 점이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첫날은 우중 라이딩이라 사진도 찍지 못하고 16Km 정도 밖에는 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피곤함은 더했다. 짐을 조금 정리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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