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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산행&자전거

2일차 올레5코스 ~ 올레6코스 (올레길 & 한라산 5박6일)

by 걸어가다 2011. 6. 2.

비가 오는데 걸을까 말까를 고민하는 나에게 아내는 무조건 걷는다고 말했다. 나도 내심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망설이고 있었는데 아내의 결단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5코스부터 걷기로 했다.

 새벽 6시경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7시가 조금 넘어서 숙소를 나섰다. 스쿠터를 반납하기 위해 주유소를 찾아서 휘발유 3,000원 어치를 넣었다.

 5코스의 출발점인 남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스쿠터&프리존에서는 중앙로타리 보다는 동문로타리가 가까워서 동문로타리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남원으로 가는 버스도 한 종류가 아닌 듯 했다. 하지만 그냥 시내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삼진탕 앞에도 버스정류장이 있고 버스가 서 있다. 

 드디어 도착한 시내버스에 올랐다. 제주시내버스, 시외버스 등은 T머니가 되어 편리하다. 특히 환승제도를 잘 활용하면 교통요금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서귀포 동문로타리에서 남원읍사무소까지 20분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남원읍사무소에서 내려주는데 실제로는 조금 전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5코스의 시작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가 온 방향으로 되돌아 150미터 정도 내려가서 포구쪽으로 내려가면 '포구편의점'이 있다. 그곳에서 4코스 끝, 5코스 시작의 스템프를 찍을 수 있다. 먼저 스템프를 찍고는 아침을 먹기위해 범일분식을 찾았다.

 

 

올레패스포트 등에 소개된 '범일분식'은 순대국밥집이다. 아침밥이 가능하고 무리없는 메뉴기에 서귀포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이곳에서 먹기로 했다.

역시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있었다. 할머니께서 친절하게 이것저것 말씀을 잘 해 주신다.

새벽 4시부터 순대를 준비하신다고 하셨다. 그런데 평소 내가 먹던 순대와는 달랐다. 퍽퍽하고 질긴 것이 아마도 제주도 방식이 아닌가 싶다. 먹기에 조금 부담스러웠다. 나중에 들으니 아내도 먹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배는 든든하니 길을 떠났다.

처음 보는 제주의 바다는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검은 바위로 이루어진 해변가를 나는 본 적이 없다. 21년전 신혼여행을 와서도 뛰엄뛰엄 제주를 관광하는데 그치고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는 2년전인가 처형, 처제와 함께 제주도를 다녀갔다. 그때 내가 모든 스케쥴을 짰음에도 실제로 와 보니 차이가 많았다. 그래도 마치 내가 제주도에 와 본 것처럼 눈에 익은 지명, 경치 등이 있었다. 걷기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 당시 아내가 2박째를 묵었던 '올리브팬션'이 보이길래 아내에게 이야기를 해 부었더니 반가워 하면서 신기해 하였다.

비는 조금씩 멈출 기색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안개비 처럼 내린다.

 

 

중간 포스트에 도착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스템프는 아내가 담당했다.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현무암이 많은 제주의 해안을 걷기도 한다. 울퉁불퉁 해안 바위길을 바당길이라 하는데 비가와서 조금은 위험하고 힘이든다.

하늘은 안개로 뿌옇지만 들은 수분으로 초록색이 더 짙어진 느낌이다.

숙소에서 숙소로 짐을 옮겨주는 서비스다. 자세한 가격체계는 모르지만 내가 이용한 옮김이는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짐 하나에 8,000원이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슬포에서 서귀포까지 1,000원에 왔는데 가방 하나가 8,000원이다. 다음에는 짐을 줄여야겠다.

처음에는 올레길 아내 표시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대부분 찾기 쉽게 되어 있어서 무난하게 초행길을 걸을 수가 있었다.

바닷가 도로, 해변길, 들길, 숲길 등 다양한 길이 올레길을 이어 간다.

드디어 쇠소깍에 도착했다. 이곳이 5코스의 종점이다. 그리고 6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쇠소깍이 지난번 아내 여행 때보다 많이 개발 된 듯 보였다. 올레길에는 없던 사람들도 쇠소깍에는 제법 많았다. 원래는 이곳에서 시원한 아서원짬뽕을 먹고 싶었는데 쇠소깍에서 거리가 가깝지 않은 모양이다. 쇠소깍에는 교통편도 없어서 그냥 간식만 먹고 조금 더 진행한 후 다른 것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해변을 보며 잠시 쉬어 가기로 하였다.

해변에는 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파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인지 제대로 써핀을 즐기지 못하는 모양이다.

우리가 올레 5코스, 6코스를 걸으면서 올레꾼을 손가락에 셀 만큼 밖에는 만나지 못했다. 날씨가 흐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많이 붐비지 않았을까 생각 해 본다. TV에서는 황금연휴라 제주도에 20만명 이상이 유입되었다고 했는데 우리가 걷는 길은 아주 조용했다. 흐린 날씨 덕에 자외선걱정도 없고 땀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올레길 중간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보목해녀의집'이다. 물론 이곳은 자리돔물회가 주 메뉴다.

5월 제주에는 자리돔이 제철이라 한다. 그중에서도 보목의 자리돔이 유명하다고 들었다.

비가 제법 그쳤다. 레인커버를 벗기고 걸어 간다.

이국적인 야자수가 제주에는 많다.

제주 올레사무국이 6코스의 중간 포스트다.

이국적인 건물에 올레관련 다양한 제품도 구입 가능하다.

제주 올레사무국을 지나 조금가면 정방폭포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말로 듣던 올레꿀빵이 있었다. 1개 1,000원이다.

2개를 구입하여 하나씩 먹었다. 맛이 좋았다. 표면에는 각종 견과류가 있고 속은 팥으로 채워져 있다.

정방폭포와 서복전시관은 같이 있는 것 같았다. 서복전시관은 중국풍의 건물들이 많았다.

눈에 익은 입구가 보인다. 서복전시관을 빠져 나오는 문이다. 어제 스쿠터를 빌리기 위해 이곳까지 걸어 왔었다.

계속해서 가니 어제 걸었던 이중섭거리와 매일올레시장으로 향한다. 어제 우중에 보았으므로 패스하고 천지연폭포 방향으로 걸었다.

뉴경남호텔 아래에 길이 계속 연결되어있다. 적당한 곳에서 올라오니 뉴경남호텔이 보인다. 이곳에서 숙소인 민중각으로 돌아왔다. 원래 6코스의 종점은 외돌개인데 오늘은 서귀포시내까지 걷고 내일 이곳에서 외돌개까지 가서 6코스를 마치면서 7코스 8코스를 걷기로 하였다.

오늘은 외돌개까지 가지 않음으로 해서 약 25Km를 걸었다. 조금은 뻐근하지만 그래도 견딜만 했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않던 아내가 꿋꿋하게 걸었다. 생각밖에 잘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아침부터 소화가 잘 되지 않은 것이 저녁 입맛이 없다고 하여 둘이서 사발면으로 저녁을 대신하였다. 멀리까지 와서 특별한 것을 사주지 못해 미안했지만 이것도 추억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 했다. 새벽7시 정도 숙소를 나와 남원에서 아침식사후 9시 10분쯤 걷기 시작해서 오후 5시 20분쯤 숙소로 돌아왔다.